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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2025 민들레 문학상 장려

해물짬뽕 외 4편

김민호

해물짬뽕

해 질 녘, 저 왔어요 맨발로 뛰쳐 나간다

귓전에서 맴도는 아들의 목소리

기다림 찢긴 그물처럼 마당 한쪽에 꽂혀 있다

아비의 닫혔던 입술 시장기가 떼어주고

저녁은 먹고 왔나 해물짬뽕 시켜 묵을까?

싸늘히 누운 부엌 한켠은 어머니의 빈자리

짬뽕 속에서 건져내는 아버지의 통발

갓 잡은 새우, 꽃게가 입속에서 파닥인다

아련함 보듬는 섬 같은 그리움이 닻 내린다

희미한 눈가로 하현달이 누워 가고

과묵했던 괘종시계 야속한 종을 울린다

노을이 얼큰해질 때면 손 흔드는 해물짬뽕

나이테는 레코드판이다


숲길에서 헤매다 주저앉은 그루터기

바람의 노래가 귓바퀴를 타고 돌며

홀림길 위에 홀로 선 내 몸을 이끌지

나이테가 레코드판 돌아가듯 빙글 돌며

관객을 기다렸던 초록 옷 입은 악사들

한 음씩 새겨 놓았던 연주를 들려줬어

내 기억 다 하기 전 네게 줄 선물 상자

그 위에 바늘 내려 오솔길 걸으라고

내 사랑 오롯이 새겨넣은 동그라미

독가시치

통새우 덥석 물고 휑하고 돌아선다

꾹꾹 대는 밀당은 짜릿한 첫 입술이야

들킬까 마음 졸일 때 두근대는 심장소리

하늘 바다가 맞닿은 곳 둥실 떠오른 너

그대 마음 자락엔들 용기 없이 닫으려나

독가시 하나 품지 않은 고기가 있을까?

만첩홍매화 옆에서

봄 소리 귀고파서 눈 떠보니 눈부시다

마디마다 제 살 찢고 올망졸망 달린 꽃망울

아픔이 새겨진 곳은 향기마저 짙붉다.

가터 뱀의 짝짓기

대님 같은 띠 두른 독 없는 약한 것들

봄볕의 힘에 끌려 국수발 엉킨 듯, 대물림을 위한 파티는 요란하고

처절해 강하거나 빠르거나 바닥을 빡빡 기거나, 끈기 있는 것이 이기

는 법이야 순하고 착한 것들도 배워야 할 것인디, 살아내는 것이 비단

확률만은 아니다는 것이, 뱀만 보면 돌팔매질하던 성경도 몰랐던 시절

에 복수의 피가 흐르고 있었을까? 비단뱀 한 마리 떨렁 맡기고 군대 간

아들이 야속하기만 해 그러거나 말거나 천적 간의 동거 속에 뱀이 자

연사하기만을 기다려왔다

가터 뱀의 짝짓기를 보다가 어지러운 부끄러움이 밀려오는 것은 왜 일까?

독인들 몇 방울쯤은 너에게 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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